장성 해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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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윤이 댓글 4건 조회 2,606회 작성일10-06-07 17:55본문
6월 6일 아침 일곱시에 압구정에 모여 버스를 타고 김정혜선생님(문화답사모임)을 도와 조금씩 후원금을 보내는 이십 여명이 해인사로 향했다.네시간 정도 걸린다니 먼길. 무척 피곤한 탓인지 사뭇 잤더니 길이 그다지 먼줄은 모르겠다.
법당 아래 시원하게 쏟아지는 감로수가 있어 물마시려 하니 놀고 있던 어린 스님들이 뛰어와 같이 마신다. 마치 '이 물 맛있어요. 우리는 맨나 마셔요'라고 하는듯이.
법당은 허름한 살림집에 단청무늬 벽지로 마감했고 누군가가 화선지에 쓴 붓글씨로 탱화를 대신했으나 나는 그것도 좋았다. 굳이 화려하지 않아도 좋다. 그 돈으로 어린 아이들이 키워지고 있을테니. 그들이 커서 스님이 되고 안되고에 무관하게 새싹을 키운다는건 좋은 일이다.
어린 스님들은 부모 몸만 빌어 나왔을 뿐 조금도 제 어미를 그리워하지 않고 이 절이 더 좋다니 그것도 참 놀라울 따름이다. 아이들은 아주 천진난만하다. 중학생까지 20명이나 된다니 스님 살림이 좀 버겁겠다.
이 어린 스님은 눈이 어찌나 선명한지 위아래 아이라인을 그려넣은 것처럼 또렷해서 깜짝 놀랐다. 스님은 우리에게 소개하시면서 종종 아이들한테 물어본다. 엄마가 보고잡냐? 아이는 대답한다. 아니요!
스님은 이 아이들중에 영어 잘하는 이가 나와 우리 불교를 서방에 널리 펼치게 할 꿈을 갖고 있다. 그리고 아이들한테 피아노도 가르치고 그림도 가르친다. 거개가 다 자원봉사자들이 와서 가르쳐 준단다.
스님이 나무아미타불하면 동자승들이 따라서 나무아미타불하는데 어찌나 입을 짝짝 벌리고 열심히 하는지 이뻐서 찍었다. 입을 보라. 어미새가 벌레 주면 아기새가 입 짝 벌리고 받아먹는 모습과 똑 같다.^^
간단한 예불 끝나고 해인도를 보러 가자고 하셔서 나는 이런 허름한 절에 무슨 국보가 있는 줄 알고 따라갔다. 화분을 넓은 마당에 사각형으로 늘어놓고 그 안을 길따라 가면서 모서리마다 절을 한다. 제갈공명의 팔진도 같다. 한번 그 안에 들어가면 화분에 막혀 나올수가 없다. 정해진 길을 다 따라 가야 밖으로 나올수 있다. 제주도 미로찾기와도 좀 다르다. 재밌다. 해인도는 그림 圖가 아니고 아마 길 道인가보다.
화분이 일렬로 늘어선 저 안에 길이 있다!
크고 작은 어린 동자들이 너무도 예쁘다. 그들이 잘못해도 아마 스님은 그리 야단을 치지 않으시나보다. 다만 승복을 벗긴다나. 아기스님들에겐 그게 젤 큰 벌인 모양이니 참 별일이다. 정말로 진실로 그들은 이 절과 무슨 깊은 인연이 있는 모양이다.
천진하게 놀고 있는 아기스님들. 하나는 스님께 거짓말을 천연덕스럽게 한벌로 잠시 승복을 벳겼다나.
아기스님들이 쓸 물건들을 전하고 버스에 오르는데 성철스님이 입이 약간 부어있는듯하다. 알고보니 다른선물들보다 과자가 더 좋았던 모양. 어른들 먹으라고 준비했던 과자들 다 다시 거두어서 스님한테 전하고 역시 아이들인 모양이라고 한바탕 웃으며 다음행선지로 향했다. .^^
앞으로 이절에 능력있는 신도가 좋은 맘으로 많은돈을 시주한다해도 무학스님이 초심을 잃지말고 검소하게 절을 운영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p.s.혹시라도 보시하고픈 마음이 들면 02 372 6622 김정혜선생님께 전화.
아주 적은 돈이라도 감사히 받습니다.
댓글목록
김은숙님의 댓글
김은숙 작성일아기 스님들 너무 예쁘시다 :) 해인사까지 먼길을 하루에 다녀 오셨군요.
우리 친구 윤이샘의 글을 보니 너무 반가와서 글 올립니다.
"초심잃지 말고!!!!!"
김윤이님의 댓글
김윤이 작성일김은숙 회장님 방가! 바쁘지? 공사 다망.^^.연제나 열심히 사는 은숙. 장하다!
조진희님의 댓글
조진희 작성일잘~ 다녀오셨네요. 저두 가고 싶었는데... 사진으로나마 보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윤이님의 댓글
김윤이 작성일조선생님 안녕? 읽어주셔서 땡큐. 12월에 또 간다니 그때는 샘도 같이 가요^^
아이들 안입는 옷이나 장남감도 기꺼이 받는다고 김정혜선생님이 꼭 말해달라셔서
여기 올린것이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