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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탐방

8차 역사문화탐방 선운사 후기 (김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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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진희 댓글 4건 조회 1,182회 작성일10-11-19 17:17

본문

가보지않은 곳을 간다하면

그 설레임에 시간이 느리다 타박하고

날받은 후에는 요일을 건너뛰며

주말로 향하는 마음이 달음질친다.

 

전라북도 고창군에 위치한 도솔산 선운사

부러울 것 없는 가을 날씨와 오늘의 절..을 100% 받아들일 비어있는 마음

준비물이 완벽하니 걸음이 빨라지고 노래가 흥얼거려진다.

이 계절에 어딘들 사람이 적으랴만은

단풍을 좇아 무리지은 객들은 넘치고 또 넘친다.

 

백제 27대 위덕왕(577년) 에 검단선사가 창건하였다는 설이 유력.

스님이 용을 몰아내고 용이 살던 커다란 연못을 돌을 던져 메워가는 중,

마을에 눈병이 돌자 숯을 구워 연못에 부으면 눈병이 낫곤 하여

사람들이 숯과 돌을 가져다 메워지게 되었고

거기에 절을 세웠다.

또한 이지역에 들끓던 도적들을 검단스님이 교화하여 소금굽는 법을 가르쳐서

후에 마을사람들이 스님의 은덕에 보답코저 절에 소금을 바쳤다는 이야기도 있다.

지금도 검단리..란 마을이름이 있으며 얼마전까지도 염전을 일구었던 바에 근거하여

검단스님이 사찰을 창건한 백제의 고찰이라는 것에 무게가 실린다.

 

우리나라 지장도량중의 한 곳으로

지장보살이라 함은

석가모니의 부촉을 받아, 그가 입멸한 뒤 미래불인 미륵불(彌勒佛)이 출현하기까지의 무불(無佛)시대에

6도(六道)의 중생을 교화·구제하도록 석가로부터 의뢰받은 보살로 6도의 구세주로 신앙되는 대자대비의 보살.

*** 6도 :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인간, 천상 을 말함

 지옥에서 고통받는 중생을 빠짐없이 구원하는 것을 서원으로 삼고있으며

머리에 두건을 쓰거나 하여 승려와 비슷한 형상에

한 손에 석장(지팡이),  한 손에는 여의주등을 들고 있는 자비로운 보살의 형상을 지니고 있다.

 

선운사에서 거느리고 있는 암자중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도솔암

그곳에 이르는 길 양쪽엔 내장산 단풍도 울고 갈 아기단풍잎들이

저마다의 색깔을 다투며 사람들의 입에서 탄성을 내지르게 하고 있다.

붉고 노란것만이 온전한 단풍이 아니라는 걸

이번에 처음 느낀다.

초록이 끼면 작품을 방해하는 미완성의 단풍으로 여겼는데

노랑과 빨강... 조금, 중간, 많이, 연하게, 진하게, 밝게, 어둡게...물든

색깔의 오묘한 조화와 그라데이션으로 화려한 단풍 그사이에서

초록과 연두는 생경한 듯 그러나 조화를 이루며

자연의 그림은 인간이 따라할 수 없음을 다시금 확인시켜주는 듯 했다.

 

선운사에는 보물이 많다.

정말 보물로 지정된 보물과 그에 못지 않은 의미와 예술성으로 사랑받는 보물등으로..

도솔암의 내원궁에 모셔진 금동지장보살좌상

지적이고 학자풍인 모습...두건을 두르고 왼손에 바퀴같은 윤주(윤회와 법륜을 의미)를 쥐고 계심

이제 의미없는 불상을 드르륵 보는 단계에서

아..이분은 관음이요, 이분은 지장보살이구나..라고 구분할 수 있는 단계로

조금 발전한 것이 까막눈이 떠지는 기쁨에 못지 않을 터..

 

108개의 계단을 올라 바라본 도솔암 내원궁의 반대편에는

천마봉과 일몰로 아름다운 도솔산의 낙조대가 있다고 한다.

시간이 허락치 않아 오르지 못했으나

설레임은 한번에 다 써버리면 아니될 듯 아껴두기로 했다.

 

계단을 오르기전에 거대한 암벽에 고려시대 불상으로 추정되는

마애여래좌상을 볼 수 있다.

위를 올려다보니 눈꼬리가 올라가 위압적이고 권위적이나 한편 젊고 패기있는 모습이기도 한 것이

흔히 볼 수 있는 자비롭고 온화한 부처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것으로

당시 지방호족들의 이미지가 반영된 것으로 본다한다.

이 부처의 명치부위에 담겨있던 비결을 열어보는 날 한양이 망한다는 전설이 있었다는데

전라감사가 한번 열었다가 벼락을 맞아 다시 봉하고

그후 동학세력에 의해 열려진 그 함은 결국 비결을 도둑맞고

한양을 망하게 하고 싶었던 바람이 그 당시의 백성들 마음이였는지

그후 1년 반이 지나 갑오농민전쟁이 일어났다고 하니

세상이 바뀌게 되는 계기와 시간차가 그리 많지 않아  전설이 전설로만 남지 않았다 할 수 있겠다.

 

또 다른 암자인 참당암 지장전에는

돌로 만든 불상이 자리하고 있다.

이 역시 지장보살인데 늘 화려한 빛을 발하는 금동불상과는 다른 느낌이다.

실내에 자리한 석불은 보기드문 일이기도 하고 

돌이란 재질이 풍기는 무게감과 안정감은

정교하진 않으나 투박함 속의 절제미를 주기에 충분하며

굳게 다문 입술에서 마치 묵언수행을 하고 계신 스님의 모습이 저러할까

칼라사진이 난무하는 곳에 고고한 흑백사진 한장을 보는 듯한 기분좋음이 전해진다.

영성이 충만한..불심이 강한 사람들이 좋아하는 불상이라고 하신다.

그럼 나도? ^^*

 

두개의 암자에서 벌써 많은 것을 보았는데

정작 선운사 본당엔 무엇이 있을까 기대되었다.

천왕문을 들어서니 먼저 만세루가 보인다.

정면에서 언뜻 본 모습은 그저 또 하나의 건물일까 싶었는데

한바퀴 돌면서 설명을 듣고나니 700여년 된 기둥을 지닌 건물의 위용에 고개가 숙여진다.

대웅전을 짓고 남은 목재들을 이용했다는 이야기가 정말 맞는지

하나의 기둥이 아닌 2-3개의 목재를 포개어 세운 기둥부분

서까래나 천장의 보를 보면 다듬지않은 통나무를 그대로 가져다 연결하였으며

연결부분에 못을 사용하지 않은 이음새 처리에 또 놀라게 된다.

일본사람이 이 건물을 보고 감탄하여 절을 했다는데 과연 그럴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웅보전과 뒷면을 마주보고 있는데 전면을 열면 공간이 트여 통풍과 전망을 배려한 점도 돋보이고

강연과 설법을 듣기위한 장소로서의 기능도 탁월하다 하겠다.

 

선운사에는 세분의 지장보살이 모셔져있다.

앞서 얘기한 두분외에 나머지 한 분은

일제 강점기에 도둑을 맞았는데 소장자들이 모두 우환에 시달리거나

가세가 기울어 결국 2년만에 제자리에 돌아왔다고 한다.

그 모습을 보면 정말 탐이나서 나혼자 보고싶다는 욕구를 일으킬만하다.

불교학자들이 가장 아름다운 지장보살이라 한다는데

자그마한 체구에 요즘 선호하는 V 라인이 아닌 통통한 볼살

날렵하고 새초롬한 입모습에 온화한 미소, 화려하고 섬세한 옷자락

정말 에쁘다고 표현할 수 밖에 없는 불상이다.

허나 한 번 나갔다 들어와 부정을 탔다하여 본전에 모시지 못하고

박물관에 따로 안치한 것이 조금 예의에 벗어난 것은 아닌지 아쉬운 맘이 든다.

 

대웅전 옆에 위치한 영산전에는 청담스님이 도선사로 모셔가려 했다가

부처님이 방광(몸에서 빛을 발함) 하는 바람에 그자리에 그냥 모셔두었다는  

석가여래좌상이 좌,우에 협시보살을 거느리고 있다.

이외에도 학식높은 스님들이 머무르셨던 사찰로도 유명하고

禪文 에 관한 중흥주로 추앙받는 백파긍선 스님에 대한 비문은

추사 김정희의 글씨로,  역시 추사로구나..그 멋진 글씨를 말로 어찌 표현할까?

자꾸만 바라보고 싶은 글씨였다.

 

이외에도 대웅보전과  그 뒷배경으로 자리하고 있는 2000여 그루의 짙은 초록빛 동백숲

4월말, 5월초엔 탐스러운 동백꽃으로(춘백) 또 다른 정취를 느끼게 해주고

절 경내를 빙둘러 에워싼 산자락이 어찌 그리 포근하고 아늑해 보이는지

명불허전..반할 수 밖에 없는 절이다.

 

몇걸음만 옮겨도 눈길을 붙잡는 보물들로 시간은 공기처럼 날아가버렸다.

절을 벗어나서

미당 서정주 시인의 고향인 이곳 고창에서 그분의 발자취를 잠시 따라가보며

시심을 일구어보는 것도 이 가을에 좋은 경험이 아닐 수 없다.

국화가 만개한 너른 꽃밭은 없었으나

이 시간이 시가 아니고 무엇일까? 

 

이 명승지에서 식도락까지 누릴 수 있으니

부처님 뵈러 와서 얻는 덤치고는 대단한 것이 아닌지..

풍천장어구이와 복분자술 한잔

 

복받은 어느 가을날

집나서면 고생이라고?

아니...집나서면 눈이 호사하고 귀가 즐겁고 입이 달아 마음까지 저 구름위에 둥둥 뜨는 기분이다.

다리 튼튼할 때 짧은 가출은 긴~~여운이 남는다.

단지 자주가고 싶은 후유증을 남기는게 제일 큰 문제이긴 하지만..

 

 

길고 지루한 글 읽어주어 감사!!

 

 

출처 : 유홍준 <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1 >,  네이버 지식백과

 

 

 

 

 

 

댓글목록

조진희님의 댓글

조진희 작성일

신임 총무인 김지희선생님이 동기회 홈피에 올린 후기를 무단으로 퍼왔습니다.
동기들만 보기엔 너무 아깝지 않습니까!

김경선님의 댓글

김경선 작성일

참석하지 않았던 분들도 그 날이 느껴지듯~ 너무 잘 표현하셨습니다.
같이 들었는데도 어찌 이렇게 세세히 기억하시고 표현하셨는지~.
김지희 총무님! 든든하고 감사합니다.
사진도 함께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은숙님의 댓글

김은숙 작성일

예 그날 단풍이 좋았어요.  사진 올려 주세요.

김지희님의 댓글

김지희 작성일

사진은 시간이 좀 걸릴 듯 하네요...기다리시면 앨범코너로 단장하여 선보일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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