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정민 논설위원
코로나 펜데믹 이후 쉽지 않은 변화와 불확실성을 겪으면서 기업들은 보다 안정적으로 직원 경험을 유지하고 운영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의 다양성 부족 현상, MZ세대와의 협업, 젠더 갈등 그리고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진 시대를 대처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주제가 DEI입니다. DEI라는 개념은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지만, 우리가 그 중요성을 모르고 살아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DEI에 Belonging을 추가하여 ‘DEIB’라고 합니다. Belonging, 즉 소속감은 자신을 조직의 일부로 느끼며 이로 인해 생겨난 긍정적인 감정을 의미합니다. DEI도 중요하지만 DEI만을 추구해서는 직원들의 능력을 최대한도로 이끌어 내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DEI를 잘 갖춘 조직이라고 해도 종종 직원들의 퇴사를 막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소속감의 부재가 원인이라고 합니다. DEI는 반드시 소속감이라는 결과로 이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Harvard Business View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높은 소속감은 업무생산성을 56% 높이고, 이직율을 50% 낮춘다고 합니다. 규모가 크지 않지만, 직원들의 이직율이 높아 고민하고 있는 우리 치과의사들에게는 눈길을 끄는 조사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미국의 예를 보면, 미국 구직자의 80%가 DEI를 중요한 가치로 두는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고 응답했다고 합니다. MZ세대와 소통이 안 된다, 치과위생사를 구해도 금방 이직해 버린다고 고민하는 우리 치과계에서 DEIB를 구현한다면 직원관리와 병원생산성에 좀 더 획기적인 변화를 줄 수 있지 않을까요?
DEIB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구현하는 조직의 구성원이 만족도가 높은 것은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요? 세대구성이나 학연ㆍ지연 등의 다양성이 없고 획일적인 문화에서는 자신의 아이디어나 의견을 내기가 쉽지 않을 수 있는데, 다양성이 확보된 조직에서 구성원의 창의적인 생각과 조직에 대한 아이디어가 쉽게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다양성이 보장되어도 포용적인 조직문화가 보장되지 않으면 별로 소용없을 수 있습니다. 포용적인 조직에서는 생산성이 3배 이상 높아지며, 더 나은 비즈니스 결과를 가져올 확률이 8배나 높아진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DEIB가 높아질 수 있는지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조직 내에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을 주 업무로 하는 담당자를 선임하며, 이 담당자를 통하여 개인이 가진 다양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포용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버의 경우는 다양한 인종과 장애 여부, 다양한 젠더를 가진 인재를 임원으로 선임하여 자신들의 플랫폼이 특정 요소에 차별적이거나 불편하지 않은가에 대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ADOBE라는 소프트웨어 회사는 높은 다양성과 포용성으로 유명한 그룹인데, 여고생들에게 컴퓨터 관련 교육캠프를 개최하여 IT업계에 대한 성별 다양성을 높이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성별ㆍ인종별 임금 격차 해소를 목적으로 하는 위원회를 구성해 다양성ㆍ포용성ㆍ소속감을 높이는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기업이나 조직이 자신의 구성원들이 높은 소속감과 조직만족도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도입하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다음번 글에서는 글로벌 기업이나 대기업만이 아닌 중소병원이나 치과의원에서도 실천할 수 있는 DEIB의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지 구체적인 방법을 고민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곽정민 논설위원 kda07@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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