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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치칼럼

[논단/강명신] 노인구강건강문제와 전문가 집단의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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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은희 댓글 0건 조회 2,654회 작성일08-08-30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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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구강건강문제와 전문가 집단의 책임

                                                 (글: 강명신 연대 교수)
                                          

건강과 나이 듦이 만나는 지점은 의미 있고 복잡한 현실을 구성한다. 노화나 늙
어감이란 말은 대개 신체를 중심에 놓게 하지만,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신체적인
불편만을 뜻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미국 심리학회의 노인심리학 저널에서 66세에
서 91세의 노인들과, 18세부터 30세의 젊은이들 간에 사회활동과 사회적 만족을
측정하였다.
예상하듯이, 젊은이들이 훨씬 더 사회적인 활동을 많이 하지만, 놀랍게도 노인
들에 비해 사회적인 삶에 대한 행복감이 높지 않았다. 동일한 사회경험을 노인들
이 더 기분 좋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친구들이나 배
우자를 먼저 보내더라도 일상적인 사회적 교류를 통해 젊은이보다 더 많은 만족을
얻고 있다. 또 적어도 연구대상이 된 노인들은 삶에서 좋은 것을 더 쉬이 발견하고
잘못된 소소한 일들 때문에 좌우되지 않는다고 할 수도 있다. 어느 나라에서나 사
회적 교류를 통해 노년의 삶이 만족스러워질 수 있다는 데에 논란은 없을 것이다.
노인의 건강은 구강건강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사회적 건강과는 아무런 관계
가 없을까? 이가 다 썩어서 씹어 먹지 못하는 것이 성장기 아동만의 문제가 아님
은 누구나 안다. 노인인구가 급증하고 치과에 검진을 받으러 직접 갈 수 있는 사람
의 수는 줄어들게 된다. 얼마 전 만난 종양내과의사는 오래 살게 되면 만성질환이
나 암과 함께 살게 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2004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10대 사인 중에서 1~4순위까지 암과 뇌
혈관질환, 심장질환, 당뇨가 차지한다. 우리나라의 질병구조가 만성질환 위주로
되어 있다는 의미다. 이런 질환들은 치주질환과 상관이 있다는 보고들이 많이 나
오고 있다. 또한 상용하는 약물에 의한 구강건조증으로 치근우식이 급증하게 된
다. 그렇지만, 구강건강에 대해서는 병원에 입원해서 간호를 받거나 집에서 가정
간호를 받는 경우든 중요하게 다루어지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이 점에 대해 교육
과 임상을 포함한 치과계의 책임이 있다.
병원에 입원하거나 집에서 가정간호를 받는 경우가 아니라, 치매나 알츠하이머
등으로 요양원 등의 노인시설에 거주하는 노인이 많아지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
까? 이가 아파 먹기 힘들면 식당으로 안 가게 되고 사람들과 만나기를 꺼리게 되
고 노인의 체중이 급격히 줄어들게 된다. 이렇게 체중이 급격히 줄고 나서야 노인
의 구강문제가 거론되는 현실을 선진국에서 본다. 평생 정기적으로 치과에 다니고
사지가 멀쩡할 때는 혼자 이도 닦았지만, 치매가 있거나 알츠하이머병이 있어서
혼자 씻고 닦을 수 없게 되면 개인 구강위생도 악화된다. 요양원의 직원들이 구강
건강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경우 미리 예방할 수도 있을 문제가 커지는 결과에 대해
외국에서는 문제 제기가 되고 있다.
요양원과 가정간호를 받는 노인들의 치과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미국에서는 이
슈가 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요양원에 거주하는 노인의 치과 진료율이 30% 가까
이 되고, 이는 정신과진료와 비슷한 수준이다. 65세 이상 시설거주 노인들이 건강
관련 보조기구 서비스를 받은 비율을 보면, 안경(67%)과 휠체어(52%) 다음으로
틀니(44%)가 많았다는 1999년 보고가 있다. 고령의 환자들은 기능적인 한계, 약물
복용, 의사소통 문제, 전신의 복합적인 의료병력 등으로 임상적으로나 교육적으로
도전이 아닐 수 없다.
전문가집단의 자율성과 자기정화 노력과, 진료에 대한 접근의 문제를 거론하고
방책을 내놓는 노력의 균형은, 노인구강건강문제에 대해서도 중요하다. 연령대별
로 건강필요를 평가하고 그에 맞는 표준적인 진료를 개발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
다. 개별 진료제공자는 물론, 전문가집단 차원에서, 혹은 교육하는 대학병원에서
그리고 정부와 지역사회 보건의료기관에서 협력하여 21세기 노령화사회에 맞는
노인구강보건모형을 개발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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