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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치칼럼

[논단/김은희] 티베트와 글로벌리제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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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은희 댓글 0건 조회 2,044회 작성일08-07-26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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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베트와 글로벌리제이션

                                                           (글: 김 은희 원장님 )
                                          
최근에‘티베트 이야기’라는 책을 읽었다.

같은 아시아에 위치하고 있지만 전혀 관심이 없었던 티베트에 관한 책

을 읽기로 한 이유는 얼마 전에 있었던 올림픽 성화 봉송 행사에서 일어

났던 폭력 사건 때문이었다.

대한민국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난 중국인에 의한 우리나라 사람들에

대한 폭력 사태는 너무 충격적이었다.

그 사건 이후로 도대체 티베트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길래 이런 일까

지 일어났는지 궁금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읽으면서 티베트에 관

한 것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과거 역사와 현재에 대해서 많은 것을 생

각할 수 있었다.

1950년 중국이 티베트를 침공하였고 명색이 국가의 수장이었던 달라

이 라마는 그 당시 15세였기에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독립을 지키려는 여러 시도 끝에 달라이 라마는 결국 1959년 인도로

망명길에 올라 오늘에 이르렀으며 찬란했던 티베트 문명은 중국에 의해

파괴되었고 현재 티베트인들은 조상의 땅 안에서 소수민족으로 전락하

는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이 책은 달라이 라마가 기억하고 있는 티베트의 역사이다. 중국 침공

시절 어려서 그저 내부 상황 밖에는 몰랐지만 망명 후 티베트를 둘러 싼

세계 상황을 이해하게 된 달라이 라마. 그는 이 책을 통해 티베트가 침공

을 받은 이유와 그 이후의 고통에 대해 진솔하게 밝히고 있다.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 고통의 책임을 전적으로 중국에만 돌리지 않는

다. 50%의 책임은 티베트 자신에게 있다고 진술한다. 아주 뼈아픈 자기

성찰이며 티베트의 역사를 바라보는 다른 이들이 가슴 깊이 새겨야 할

일이다.

1900년대에 들어서 아시아를 둘러 싼 세계 정국은 숨가쁘게 돌아가는

데 티베트의 지도자들은 자신들만의 세계에 안주하면서 오직 전통에만

충실했다. 이른바 쇄국으로 치달았고 부국강병을 해도 모자라는 판에 나

중에는 군대까지 해체를 했다. 구한말 시기의 우리나라 상황과 너무 비

슷해서 놀랄 지경이었다.

요즘 글로벌리제이션이란 말을 많이 쓰지만 엄밀히 말하면 신대륙 발

견이나 19세기 말 제국주의의 팽창 또한 글로벌리제이션의 한 형태이다.

과거의 글로벌리제이션이 총칼을 앞세운 무력적인 세계화였다면 현재

에는 총칼 대신 경제 압력으로 나타날 뿐이다. 말이 좋아 글로벌리제이

션이지 전면적인 개방은 경제적 약자에게 결코 유리하지 않다. 경제의

모든 면에서 우위에 있어야 개방의 이익을 누릴 수 있다. 우리도 현재 글

로벌리제이션이란 미명 아래 개방의 위협에 서 있다.

일반적으로 의료계는 매우 보수적이다.

날마다 신문에서 보는 다른 분야의 개방 소식에 의료인의 대다수를 차

지하는 개원의들은 무감각하다. 더구나 세계의 경제나 정세에 대해서는

더욱 무감각하다. 미국이나 중국과의 개방을 고려해 볼 때 우리나라의

의료 현실은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개방은 언제고 닥쳐 올 것이고 준비하지 않는다면 티베트와 같

은 운명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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