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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치칼럼

[릴레이수필/김정혜] 엄지새가 겨울을 나는 방법 (치학신문 3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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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구양희 댓글 1건 조회 2,496회 작성일09-03-20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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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새가 겨울을 나는 방법
릴레이수필

꺽이지 않는 열정과 거침없는 추진력으로 시련 이겨내

 

부지런히 움직인다면 따뜻한 봄날 맞이할 수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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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정 혜

 

삼성의료원 치주과

 

대한여자치과의사회  총무이사

 

 

 

  겨울은 온통 하얀색이다. 산에도 들에도 쌓인 눈으로, 떨어진 나뭇잎들로 세상이 온통 하얀색이다. 하얀 눈으로 뒤덮인 순백의 아름다운 겨울 숲은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어 아무것도 살 수 없는 동토의 왕국이다. 눈보라와 칼날 같은 바람이 부는 긴 겨울에는 먹이조차 구할 수 없는 막막한 상황이다. 곰도 개구리도 모두 겨울잠에 깊이 빠져 겨울 숲은 미동도 하지 않는다.
  꽁꽁 얼어붙은 겨울 숲에는 이런 차디찬 겨울 숲에서 살아남는 작은 새 하나가 있다. 상모솔새라는 이름의 이 새는 엄지손가락 만하다고 하여 엄지새라고도 불린다. 엄지손가락만한 몸을 가지고 어떻게 엄동설한을 살아나갈 수 있을까? 새라기 보다는 곤충에 가까운 이 새는 지금도 북아시아와 북아메리카에서 멀쩡하게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아는대로 물리학과 생리학에 따르면 추위에서 잘 살아남으려면 몸집이 커야 한다. 그렇다면 조약돌보다 더 작은 엄지손가락만한 새가 어떻게 혹독한 추운 겨울을 살아남을 수 있을까? 체온은 어떻게 유지할까? 먹이는 또 어떻게 구할까? 미국의 생태학자 베른트 하인리히는 이해할 수 없는 존재인 이 새가 어떻게 살아남는지 끈질긴 연구를 위해 깊은 산속 오두막집에서 살면서 이 새에 대해 몇 년 동안 연구를 하였다.
  덕분에 다른 동물들이 3가지 방법으로 겨울을 나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첫번째 방법은 겨울을 피하는 방법이다. 즉 철새들이 대표적인데, 매년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따뜻한 남쪽나라로 피해가는 것이다.
  둘째 방법은 곰이나 개구리처럼 동면을 하는 것이다. 겨울에는 먹이도 없고 돌아다녀봤자 에너지만 손실되므로 가을에 풍성히 먹어두었다가 겨울에는 잠만 자는 것이다.
 마지막은 이 작은 상모솔새처럼 사는 것이다. 즉 이 작은 새는 깃털을 촘촘하게 해서 외투를 마련하고, 물, 습기가 스며들지 않도록 둥지를 보완한다. 가능하면 많은 새들이 한자리에 모여 온기를 나누는 운명공동체 전략으로 체온을 유지한다.
  그렇다면 먹이는 어떻게 구할까? 이 새는 도무지 지칠 줄 모르고 쉴새없이 먹이를 찾아다닌다. 1분에 평균 45회를 뛰고 날았다. 그렇게 부지런하게 돌아다니면서 항상 새로운 먹이를 찾아내었다. 끊임없이 움직여 체온을 유지하고, 체온을 유지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먹이를 찾아나선다는 것이었다. 겨울나무를 수없이 뒤지고 다니다가 나무껍질 속에 숨어 겨울을 나던 나방의 유충을 찾아내는 것을 보고 하인리히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그는 이 새에 대한 연구를 마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겨울 세계에서 살아가기 위한 마법 같은 것은 없다. 중요한 것은 꺽이지 않는 열정과 거침없는 추진력이다. 끝없이 뛰고, 날고, 먹이를 찾아다니는 상모솔새를 보고 있으면 삶에 대한 크고 한없는 열정이 느껴진다. 이것이 바로 이 작은 새가 가혹한 세상에서 살 수 있는 비결이다”라고 하였다.

  올해 겨울은 유난히 가슴이 서늘하다.  IMF의 경제위기 때와는 또 달리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가 경제위기에 신음하고 있다. 각 기업들은 매서운 구조조정과 긴축경영으로 모두 숨죽이고 있다. 치과계에 미치는 경제위기의 그늘도 겨울을 더 춥게 만든다. 어떤 사람들은 철새처럼 떠나고, 어떤 사람들은 곰과 개구리처럼 납작 없으려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름 겨울을 보내는 방법이다. 그러나 치과의사인 우리들은 쉽게 병원을 옮기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몇 달씩 문을 닫고 동면하고 있기도 어렵다. 모든 사람들이 위축된 이시기에 우리는 엄지새 처럼 작은 몸집이지만 부지런히 움직여 혹독한 겨울을 헤치고 나가야 되지 않을까? 더 치열한 생존이 모색되는 이 시기에 직원 교육부터 새로운 시술연마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여러가지 일들을 통해 더욱 부지런히 움직인다면, 머지않아 다가올 꽃 피는 따뜻한 봄날을 마음껏 누릴 수 있지 않겠는가?
 (출처: 생존경영 연구소 서광원소장의 강의중에서)

 

댓글목록

구양희님의 댓글

구양희 작성일

상모솔새에게서 많이 배우게 되네요.
곰과 개구리와 상모솔새의 비교로 가슴에 팍~ 와 닿는 강한 느낌...너무 좋은 글이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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