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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치칼럼

[수필/김은희] 강화도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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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지숙 댓글 0건 조회 1,025회 작성일11-05-03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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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답사기


대한여자치과의사회 역사탐방모임에서 올해 첫 답사로 강화도를 다녀왔다.


원래는 석모도 보문사와 강화역사박물관, 성공회 강화성당을 답사할 계획이었지만 비가 와서 광성보, 전등사, 강화역사박물관, 성공회 강화성당으로 일정이 바뀌었다.


비가 오는 강화도의 3월은 조용하고 호젓하기만 했다. 평소 교통이 많이 막히는 강화이지만 아직 나들이가 시작되지 않은 3월이고 비까지 와서 비교적 수월히 답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조용히 비가 내리는 산성 속의 전등사는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아이들 동화책에도 나오는 ‘나부상’이 대웅전 지붕을 떠받치고 있는 전등사. 전설에 목수를 배반한 여인이라는 설, 절을 지키는 나찰이라는 설, 전등사와 인연이 있는 고려 충렬왕의 부인을 괴롭힌 원나라제국 대장공주라는 설, 불교경전에 나오는 원숭이라는 설 등 다양한 상상력을 일으키는 조각품이다.


전등사의 대웅전은 비록 크지는 않지만 지붕 곡선이 아름답고 실내의 닫집과 수미단에 정성을 들인 것이 역력히 보인다. 조선중후기 목조건물 중 손꼽히는 건물이라는데 수긍이 간다. 세월을 머금고 있는 반들반들한 기둥이 정겹다.


산사에서는 전각 구경도 좋지만 조용히 찻집에 앉아 진한 대추차를 마시며 친구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호사를 누리는 것도 행복한 일이다. 밖에 떨어지는 빗소리와 함께 도자기 구경도 하며 오랜만에 여유로운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새로 지었다는 강화역사박물관은 강화도의 역사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유물배치가 잘 돼 있었다. 특히 초등생들에게 아주 좋은 체험관이 될 것 같다. 고인돌 옆에 위치하였는데 낮은 고인돌에 잘 어울리게 언덕 아래로 지은 센스가 눈에 띄인다. 건물 자체도 멋있었다.


이번 답사에서는 처음으로 성당에 갔다. 비록 성공회 성당이기는 하지만 한옥형식에 단청까지 있는 성당이다. 1900년에 건립되었으니 꽤 오래 된 건물이다. 건물 외부에서는 내부의 바실리카구조의 성당을 상상하기 힘들고 내부에서는 외부의 한옥 형태를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두 문화가 잘 어우러진 건물이다.


세상을 구원하는 노아의 방주의 형태로 지어졌으며, 서원의 소슬대문, 사찰의 사천왕문을 차용하여 문화적 동화를 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청동기 역사(고인돌)부터 시작하여 아직도 진행형인 역사(평화전망대)를 간직한 강화를 돌아보면서 오랜만에 역사라는 것을 되새겨 본 시간이었다.


<출처:치의신보 제 1932호-2011,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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