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치과의사와 60세 - 김경선 한도치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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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정민 댓글 0건 조회 121회 작성일15-07-17 13:34본문
나는 후배들에게 ‘언제까지 진료하면서 개업할 것이냐’는 질문을 가끔 받는다. 예전에는 50세까지 일할 것이라고도 했고 50세가 된 이후에는 55세까지만 일할 것이고도 했는데 어느새 나는 60세가 되었다.
김경선 한도치과의원 원장
요즘에도 치과의사의 정년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가 있는데, 이제는 의무가 되어버린 치과의사라는 직업을 그렇게 쉽게 마무리하면서 말하지 않는다. 능력 닿는 대로 봉사하며 살겠다고 말하곤 한다. 나의 능력이 별거인가? 누구에겐가 도움이 된다면 그것이 나의 능력이고 봉사하는 마음일 것이다.
나는 어머니의 권유로 치과의사가 되었다. 북한에서 혈혈단신 홀로 내려오신 나의 어머니께서는 미대에 진학하기를 원했던 나에게 ‘미술은 살아가면서 얼마든지 취미로 할 수 있다’며 능력 있는 전문직을 권하셨고, 그렇게 치과의사로서 나의 인생은 시작되었다.
사실 치과대학 생활은 그렇게 즐겁지만은 않았다. 항상 불만이 많았고 무언가 이루지 못한 답답함도 있었고 학교에서 배우는 치과 분야의 지식은 나에겐 늘 채워지지 않는 우물 같았다. 1980년도 초반 독일 유학 동안 나는 치과학문의 다양함에 눈을 뜨게 되었고, 치과가 단순히 치과 학문만이 아닌 미학, 공학과 기계적인 다양한 학문과 연계됨을 경험하였다. 그 당시만 하여도 한국의 치과계는 시설과 기자재, 기공 분야에 선진국을 따라가지 못했던 시기라, 그 곳의 다양한 개념의 시설과 기술과 이론들을 열심히 접했었는데 어느새 이제는 한국의 치과계가 그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은 앞선 기술과 실력을 갖추었으니 새삼 한국 치과의사들의 우수함과 탁월함을 느끼게 된다.
한국의 치과의사들은 참 성실하다. 보수교육도 열심히 듣고 학회와 세미나에 참석해 보면 일요일이나 휴일도 없는 듯하다. 다들 치과계의 미래가 힘들 것이라고 하지만 이렇듯 성실한 치과의사들을 보면 당연히 한국 치과계의 미래는 무궁하게 발전할 것이다.
나는 치과의사라는 직업으로 진료 외에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경험한 듯하다. 그 속에서 나는 지식이 늘 책이나 진료실에만 있는 것이 아님을 느꼈다. 내가 경험한 많은 분야에서 일을 배우고 함께 한 많은 사람들에게서 다른 생각을 배우게 된다. 앞서 가신 선배님들의 말씀에서 인생을 살아오신 경험을, 젊은 후배들에게는 미래에 대한 비전과 내가 미처 접하지 못했던 다양한 분야를 보는 시각도 배우게 된다.
우리는 진료실에서 또 사회생활과 가정생활을 하면서 ‘할까?’ ‘하지 말까?’ 의 망설임 속에서 결정을 위한 수많은 선택을 하게 된다. 나는 결정이 고민스러울 땐 대부분 ‘해볼까?’를 선택하며 살아온 것 같다. 그 결과가 나의 의도와는 달라 실망스러울 때도 있었고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아 속상할 때도 잦았다. 하지만 그러한 실망과 절망이 또 다른 경험이라는 배움으로 돌아옴을 내 나이 60에 느끼게 된다. 치과의사라는 직업으로 날마다 환자와의 진료 속에서 생활과 인생을 배우고, 보여지는 것만이 발전은 아님을 배운다. ‘해 볼까?’하는 관심으로, 나이마다 다르게 느끼게 되는 보람과 작지만 크게 보려는 즐거움으로 나의 환자에게 즐거움을 주고, 그 속에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60세 치과의사로서의 행복을 생각해 본다.
김경선 한도치과의원 원장
<출처: 데일리덴탈 2015.07.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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