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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치칼럼

구순구개열 환자들에게 사랑 나누고 받기-홍성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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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정민 댓글 0건 조회 32회 작성일15-06-23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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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순구개열 환자들에게 사랑 나누고 받기

Relay Essay-제2037번째

홍성옥 전임의 2015.06.19 15:29:39
5명의 구강외과 교수님(서울대 최진영, 서울대 서병무, 서울아산 안강민, 강릉원주 박영욱, 동탄성심 강지연), 1명의 마취과 교수님(전 서울대 마취과 오영석), 간호사 2분(서울대 노희정, 분당 서울대 신혜원), 구강외과 전공의 1명(서울대 우재만)을 모시고 처음으로 준비하고 참여하게 된 의료봉사는 모든 것이 낯설고 걱정되었습니다.

이번에 제게 주어진 직책은 봉사활동 실무를 준비하고 수술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수술에 참여해 교수님들을 도와드리는 일 이였습니다. 봉사활동에서는 많은 분들이 팀단위로 도와주셔서 어려움 없이 가능했지만, 사실 준비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여러 업체들에게 전화하여 협조전을 보내 기부 가능한 약물 및 물품을 협찬하는 과정도 처음인지라 매우 복잡하게 느껴졌습니다. 저의 끊임 없는 전화에 잘 응대해 주셨는데도 여러 업무처리 때문에 물품을 하루 전날에 받은 경우도 있었지만, 결국 작년보다는 더 많은 협찬을 받아 한편으로는 뿌듯 하였습니다.

그 외에 봉사에 필요한 수술기구, 마취 약물, 기념품, 현수막, 선물 등을 사고 포장하는 것도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으나 간호사와 레지던트의 도움을 받아 일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봉사활동을 주도한 일웅 구순구개열 의료봉사 재단은 1968년에 설립되어 40년 넘게 국내, 국외에 의료봉사 수술을 진행하는 단체로 30년 넘게 베트남에서 의료봉사를 진행했으며 작년부터는 캄보디아에 추가적으로 구순구개열 무료봉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봄의 시원한 저녁을 뒤로하고, 셀레임 반, 걱정 반으로 비행기에 올라 탄 후 새벽 12시에 도착한 캄보디아는 한여름의 더위로 우리를 맞이 했습니다. 현지에서의 무더운 날씨에 대한 두려움과 함께 세관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의사소통 문제로 지연되면서 제 긴장은 극도로 증가되었습니다. 다행히 모든 것들이 순조로이 진행되어 결국 봉사 물품 운반에 동원된 10개의 빨간 박스를 Praeh Ket Malea 병원에 안전하게 운반하고 나서야 숙소에 체크인 할 수 있었습니다.
캄보디아의 둘째 날 Praeh Ket Malea 병원에서 저희를 맞이한 예진 환자는 80명이 넘었습니다. Praeh Ket Malea 병원은 캄보디아 프놈펜 수도내에 있는 군병원으로 특별한 인연으로 봉사를 진행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캄보디아 군관계자들의 지지 및 열정적인 현지인 과장님은 미리 캄보디아 내에서 방송 및 라디오를 통해 홍보를 하여 많은 환자들이 찾아와 진료를 할 수 있었습니다. 환자들의 주소는 구순열, 구개열, 흉터, 화상, 표피낭종, 켈로이드 등으로 다양했습니다. 그러나 10명의 의료진으로 그 많은 환자를 보기에는 아쉽게도 현실적으로 불가능 하였습니다. 우리봉사단은 기본적으로 구순구개열 환자들을 무료로 수술하고 이 기술을 캄보디아에 전수하는 데에 목적이 있기에 그 원칙에 맞게 환자들을 스크리닝해서 심각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우선 선정하고, 나머지 환자는 내년을 기약하며 돌려 보내야만 했습니다.
5일 동안 신환은 매일 병원을 방문하였고, 매일 환자의 심각성에 따라 저희는 일정을 조정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교수님들께서는 수술을 비롯해 환자의 상태파악 및 일정을 짜는데 온 신경을 곤두 세우셔야 했습니다. 결국 5일동안 120명의 환자 중 수술이 필요한 35명의 환자에게 개선된 외모를 가지는데 기여할 수 있었습니다. 
봉직의 6년, 인턴 1년, 레지던트 3년 그리고 전임의 1년을 하면서 해외 봉사는 1번 경험했지만, 구강외과 전문의로서 특화된 진료봉사에 참여하는 경우는 처음이라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구강외과에서는 연조직 수술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데, 캄보디아에서는 다양한 교수님들의 수술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너무 고마운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교수님들께서 친절히 구순구개열 환자들의 수술 과정을 설명해 주시고 그 외에 다양한 케이스의 디자인 및 수술법을 익힐 수 있어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 이였습니다. 추후 이런 수술을 할 수 있는 좋은 발판 이였으며 제가 꼭 많은 봉사를 하리라 다짐 또한 하게 만들었습니다.
저의 가슴을 뛰게 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 아이의 눈은 호수보다도 맑고 웃음은 천사같이 아름다웠습니다. 수술실로 3개월쯤 된 아기를 안고 들어가는데 앞으로 본인이 수술대에 눕혀져서 구순열 수술 받을지도 모른채 웃고만 있었습니다. 구순열 수술은 입술이 갈라져있어 외모적으로 결함이 있는 상태를 말하는데, 기능적인 개선 및 추후 성장하면서 겪게 될 외모에 대한 고민을 줄여주는 수술입니다. 이런 환자들에게는 구순열, 구개열 수술 자체가 음식섭취에 영향을 줌으로 어쩌면 기능적으로 꼭 적당한 시기에 시행해야 정상적이고 건강한 아이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치료를 조기에 하지 않으면 청력을 잃는 경우도 있기에 이런 환자들은 꼭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받아야 합니다. 미국의 영화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봉사를 하면서 아이들이 불쌍해서가 아니라 이 나라의 미래이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내 손안에 이 나라의 미래가 더 멋지게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다면 하는 생각과 함께 내 자신에게 이렇게 많은 행복을 주는 이 호수 같은 눈망울을 가진 아이가 정말 너무 사랑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수술 후 정상적인 형태의 입술을 갖게 되어 부모 또한 매우 만족해 했습니다.
캄보디아 프놈펜의 의료봉사는 이렇게 저에게 많은 경험과 감정적인 성숙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지원해 준다면 분명 더 많은 환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으며 또한 내 자신에게도 상당한 치유가 되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의 노력으로 분명 환자들은 너무 감사해 하고 한국이라는 나라를 좋게 평가 하는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이번 봉사활동을 통해서 정말 부족한 것이 너무도 많고, 더 열심히 공부하고 배워서 많은 환자들에게 더 멋진 인생을 선물해 주고 싶은 포부가 생겼습니다. 너무나도 부족한 저이지만, 구강외과의사로서 열심히 살면 좋은 일을 많이 할 수 있는 기회는 분명 올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번 봉사활동을 후원해주신 여러 업체들 및 원장님들에게 깊이 감사 드리며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 주시어 매년 발전하는 봉사활동으로 자리매김 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홍성옥 서울대 구강악안면외과 전임의
<출처: 데일리덴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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