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노인 진료비 2년 만에 10% 상승
고령자 특색에 맞는 치과치료 정책 마련 필요해
사실상 우리나라가 고령사회에 진입하며, 빠르게 늘고 있는 고령자에 대한 치과진료 시스템 마련이 시급해졌다.
지난 9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7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자는 전체 인구의 13.8%를 차지하며 사실상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14% 이상)로 진입했다.
의료시장에서의 고령사회 체감온도는 더욱 높다. 고령자 진료비 증가추세가 심상치 않은 것.
복지부가 올 초 발표한 연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자 노인의 총진료비는 2008년 10조4900억 원에서 2016년 25조187억 원으로 14조5287억 원이나 급증했다.
지난해 총진료비에서 65세 이상 고령자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38.7%로 2008년 29.9%에서 10% 가까이 높아진 것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인당 연간 진료비는 127만3801원으로 전년 대비 10.85% 증가했는데 70세 이상 연령대의 1인당 연간 진료비는 428만8863원으로 전체 1인당 연간 진료비의 3.4배가 높다.
치과 시장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65세 이상 치과진료비는 더욱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치과의료정책연구원의 한국치과의료연감 2014~2016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들의 치과 진료 급여비는 2013년 2449억 원으로 전체 급여비의 17.8%에서 2014년에는 20.7%, 2015년에는 26.5%를 차지하며 2년 만에 10%가 상승했다.
건당 급여비도 계속 증가추세다.
2013년 65세 이상 노인들의 평균 건당 급여비는 3만3305원이었는데 2015년에는 4만7718원을 기록하며 전체 평균 건당 급여비 2만8361보다 1만9357원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노인치과 진료비의 가파른 상승세에 따른 사회 변화를 감지하며 치과계 곳곳에서는 고령자 치과치료와 관련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대한노년치의학회에서는 시니어 구강관리 전문가 과정을 통해 거동이 어렵거나, 중증 노인질환자, 치매 등의 인지장애를 겪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구강관리를 할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시작됐으며, △노인환자와의 의사소통 △섭식연하장애 △전문치면세정술 △거동불편 노인에 대한 구강위생관리의 실제 등에 대해 다루고 있다. 현재까지 후속 교육을 통해 꾸준히 관리하는 수료자는 100여 명에 달한다.
또한 지난해 12월 후학 양성과 노인치의학 임상 발전을 위해 『노인치의학』 교재를 발간해 고령자 치과진료에 대한 교육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대한여자치과의사회(회장 박인임, 이하 대여치)에서는 지난해 시행된 치과촉탁의에 대한 다양한 기반연구를 진행해왔으며,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의 지원 사업으로 노인전문요양시설에서 노인구강검진 및 요양보호사를 대상으로 구강교육을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
손미경 대여치 정책이사는 “노인전문 요양원을 지정해 구강검진을 시행하고 환자들의 구강 상태를 팔로업 하면서 구강건강의 변화를 확인해 왔으며, 요양시설에서 실제로 치과의사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살펴보는 연구를 진행했다. 이러한 연구가 치과촉탁의 제도가 자리를 잡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면서 “현재 치과의료정책연구소 사업을 통해 우리나라보다 먼저 고령화가 된 일본을 거울삼아 우리나라에 어떻게 효율적으로 치과보험의 방향을 세우는 게 맞는지, 보험 수가 체계는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개선해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제안 자료로 쓰기 위한 여러 연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체의 노력뿐만 아니라 정부와 협회 차원의 대비책 마련도 절실하다. 특히 거동이 불편해 치과를 찾을 수 없는 중증질환자들을 위한 방문 진료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된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이성근 치무이사는 “고령자들은 치료 중 전신질환으로 인한 약물 부작용도 심각한 문제”라면서 “거동이 불편한 중증환자들이 많은 만큼 고령자의 특색에 맞는 치료를 할 수 있도록 관련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령사회에 따라 필요성이 더욱 높아진 ‘노년치과’에 대한 전문의제도 논의가 테이블 위에 올라오며 실현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 치협은 추가 신설 전문과목 추진 방향을 ‘노년치과’로 잡고 노년치의학회와의 공조를 통해 환자군에 특화된 전문과목 신설을 준비할 계획을 밝혔다.
노년치의학회 신금백 회장은 “스스로 거동이 어렵거나, 중증 노인질환자, 치매 등의 인지장애를 겪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노년치과 전문의 양성이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노년치과가 전문과목으로 신설돼서 전문가들이 구축되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치과계도 고령사회, 초고령사회에 대비할 수 있다. 공공성 측면에서 의료기관이 함께 발걸음을 맞출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구가혜 기자 kgh@dentalarir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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