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순서
1. 30년, 한 세대가 바뀌었지만 여성치의의 현실은 변하지 않아
2. 젊은 여성치의가 살만한 치과계가 우리 모두 살만한 사회
3. 여성치의의 퇴근은 또 다른 출근 - 여성치의의 모성을 생각한다
4. 이제는 배려와 소통의 프레임으로 - 여성정책을 제도화하자
5. 3캠프의 여성치의 관련 공약 총정리

여성전공의 차별, 출산 앞둔 여성치의에 제도적 역차별 상존

여성치의에 대한 불이익의 문제는 생활 속에 상존합니다. 결혼파업 출산파업을 하고 있다고 할 만큼, 우리나라의 결혼 출산 통계는 날로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습니다. 치과계의 젊은 여성치의들은 어떨까요? 심지어 여성전공의의 경우는 출산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 레지던트가 되는 경우도 있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 그림 1. 4년간 결혼출산 않겠다, 여성전공의 노예계약(조선닷컴)

2010년 여자의사회가 여성전공의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선발과정부터 성별의 영향이 있다는 응답이 전체의 92%에 달합니다. 여기에, 당직실 샤워실 등 생활시설이 부족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83%에 달하고 이는 성희롱 등 성범죄의 위험을 높인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95%가 출산과 육아가 진로에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하며, 33%는 출산을 하지 않겠다고 57%는 출산을 하더라도 1명의 자녀만 가지겠다고 응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과 문화 속에서 출산포기 각서가 가능한 상황이 생기는 것입니다.

여성차별 해결은 사회나 조직의 합리화의 출발점

한 사회나 조직의 여성에 대한 처우와 불평등을 개선한 혜택은 여성에게만 돌아가지 않고 부조리한 질서를 감내해 온 남성들에게도 함께 돌아간다고 생각합니다. 부조리와 불합리가 여성에게만 강요되었을 리는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여성전공의에 대한 처우개선은 수련과정 전반에 대한 문제제기와 제도개선의 과정과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의료인의 질 관리를 위하여 보수교육을 강화하였습니다. 출산과 육아를 거치는 많은 여성치의도 이 제도에 해당이 됩니다. 대진의를 두고 월급을 주면서 쉬고 있는 여성원장도, 출산휴가나 육아휴직 없이 경력단절 중인 취업의도 아무런 보조금이나 세제혜택 없이 보수교육을 받아야하고 그러려면 협회비를 납부해야 합니다. 일반회사의 출산휴가 3개월, 육아휴직 1년에 해당하는 기간 15개월에는 특별한 배려를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자라나는 젊은 치과의사들에게 건강한 성평등 문화를

지난 몇 년간 젊은 여성치의를 대상으로 한 성희롱이나 성폭력 사례를 언론에서 종종 보아왔습니다. 성평등 전문가에 따르면 드러나는 사례는 발생하는 사례의 극히 일부분으로, 빙산의 일각에 비유하곤 합니다. 1건이 공개된다는 수면아래 20배 정도의 떠오르지 않은 사례들이 존재한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우리의 젊은 치과의사들이 부당한 처우나 성희롱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치과계의 성평등 교육과 문화운동이 필요합니다. 성평등 교육을 받아보면, 현재 우리나라의 성 인식(認識)은 같은 연령대의 이성 간의 차이보다는 연령대에 따른 세대차이가 더 크다고 합니다. 성차별이나 성적불평등이 치과계의 발전에 장애물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공적 조직이나 회사 조직에서는 성희롱으로 확정되면 그 조직의 책임자가 징계를 받거나 심하면 옷을 벗기도 합니다. 또한, 그런 일이 있기 이전에 구체적 사례를 적시하고 철저한 예방교육을 합니다.

우리 치과계도 건강한 성평등 문화를 꽃피울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과 경로로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새롭게 직선제로 뽑힌 협회의 집행부는 여성치의의 권익신장이 전체 치과계의 부조리와 불합리를 개선하는 출발점이라는 인식하에, 성평등문화를 제고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교육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차별과 불평등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개선을 위해 노력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러한 노력이 전체 사회 각 영역에서 이루어져서 출산, 육아가 두려움과 기피의 대상이 아닌 함께 꽃피우는 즐거운 결실이 되기를 바랍니다.

곽정민
대한여자치과의사회 정책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