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의료봉사 후기_임은이 님(치과위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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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경인 댓글 1건 조회 3,137회 작성일11-02-11 14:17본문
"이번 구정에 필리핀으로 봉사활동 갈건데, 은이야, 가자!!"
원장님의 이 한마디에 명단에 내 이름이 오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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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다녀오면 좋을거라, 많은 것을 느끼고 올거라 했지만, 꽤 긴 연휴를 잃게 된다는
생각에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드디어 2월2일아침. 인천공항에 도착하고 비행기에 오르면서도 실감이 나지 않았던 출국.
필리핀 공항에 내려 콧속으로 '후끈'한 공기가 들어오자 정신이 번쩍 뜨였다.
그렇게 3일간의 진료봉사가 시작되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아이들 구강상태는
엉망이었다. 대부분 치과치료가 처음이었을 아이들은 너무도 의젓하게 진료를 받았다. 겁
많은 아이에게 손을 내밀면 그게 마음의 의지가 되는지 있는 힘을 다해 내 손을 꼭 쥐었다.
20대의 젊은 아가씨들은 어금니의 깊은 충치들 보다도 앞니의 사이 충치가 더 신경이
쓰이는 듯 했다. "어금니 치료가 더 급한데 왜 앞니를 치료 해달라는 거야??" 라고 물었더니
그저 씩 웃는다. 그들도 여자인게다. 치료를 마치고 "우와...마간다...(이쁘다)" 라고 말해
줬을 때 그보다 행복한 얼굴은 본적이 없다. 아~~~ 이게 바로 해피 바이러스라는거구나..
내 마음도 따듯해지는...
마지막 날은 바다 위 교회를 찾아 가서 예배를 드렸다. 너무나도 이쁜 아이들이 많았던 곳...
아이들 틈에 끼어 율동을 따라한다. 분명히 반대편에 율동을 잘하는 선생님들이 계시건만,
아이들 눈은 모두 어설픈 동작들을 하고 있는 나에게만 고정이다.
눈이 라도 마주쳐서 웃어주면 뭐가 그리 좋은지 정말 천사 같은 표정을 지으며 꺄르륵
넘어간다.
내 무릎에 앉아 보겠다고 두 아이가 싸움이 났다. 결국 한 녀석이 울길래 그 녀석 먼저
왼쪽 무릎에 앉치고, 다른 아이를 오른쪽 무릎에 앉쳤다. 서로 눈이 마주친 두 아이는
바라보면서 씩 웃는다. 정말 내가 못 산다. 이런 작은 사건 사건이 날 웃음짓게 하고
행복하게 만들었다. 난 아무것도 준 것이 없는데, 아이들은 내게 과분한 사랑을 주었다.
저녁에 잠시 방문했던 쇼핑몰, 부모 손을 잡고 쇼핑을 나온 아이들. 너무도 이쁘게
생겼다. 그러나, 낮에 만났던 그 나보타스 마을 아이들의 표정과는 뭔가 다른 표정들이었다.
뭔가 사고 싶은 것이 있었는데 못 샀을 때의 그런 심통난 표정들.. 눈을 마주쳐도 웃어
주지도 않고, 분명 많이 가지고 있는데도 더 욕심을 내고 있는...
아~ 낮에 잠깐 만난 아이들이지만 또 보고 싶어진다.
"바다 위 마을 아이들을 보면 말이지. 돈이 행복의 전부는 아닌게 확실해. 그치? 참
다행이지!!" 옆에서 막내 선생님이 고개를 끄덕인다.
진료를 함께 했던 선생님 모두 정말 훌륭한 분이셨다. 화려한 프로필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정말 열정을 가지고 진심을 다해 진료 하시는 모습을 보고 감동해 울컥할 뻔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이런 우리들의 진심이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잘 전달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너무나도 귀한 시간들이었고, 많은 것들을 깨닫고 배우고 돌아왔다. 내 생애 최고의 긴
마음의 연휴였다.
댓글목록
김은숙님의 댓글
김은숙 작성일해피바이러스를 뿌리셨네요. 역시 봉사는 개인에게 더 유익한 것 같아요. 우리 더 멀리 보고 리치아웃 합시다. 사랑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