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캄보디아 의료봉사 후기(최예은)
페이지 정보
작성자 이경숙 작성일12-11-13 20:25 조회1,665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2012 대여치 캄보디아 의료봉사안내를 보고 같이 참여하게 된 캐나다에서온 최예은 학생의 후기입니다.
Prologue..
2012년 11월, 생에 처음으로 해외의료봉사를 가게 된 저의 봉사지는 캄보디아 프놈펜이었습니다.
대한여자치과의사회에서 익숙치 않을 이름인 저는 올해 캐나다 McMaster University에서 생물학과 뇌과학을 복수전공으로 학부를 졸업하고, 지금은 차근차근 미국 치과대학원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인 최예은이라고 합니다.
저에게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은 항상 설레고 두근거리는 일인만큼, 대학생활 내에서도 학교와 병원을 오가며 동아리나 여러 연구분야에서 활발히 활동을 해왔지만 직접 의료진과 환자들과 어울리며 소통할 수 있는 경험은 많지 않았어요.
늘 해외봉사에 대한 관심은 있었는데, 대학 생활중엔 방학때도 늘 바쁘게 하고 있는 일들이 있었기에 항상 미뤄두곤 했지요. 하지만 이제 졸업하고 얼마동안의 시간 여유가 있을때에 해외봉사에 꼭 참여하고 싶어서 인터넷을 통해 찾아보던 도중 우연히 대한여자치과의사회에서 캄보디아로 해외의료봉사를 간다는 게시글을 보고선 무작정 이메일로 문의를 드렸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참 무모하기도 했죠. 자원봉사자는 모집한다고 쓰여있지도 않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두드려 보았는데, 그때 작은 용기를 내 본것이 제게 이렇게 큰 행운으로 다가올 줄은 미처 몰랐어요.
허윤희 선생님과 이메일로 연락이 닿았고, 치과의료봉사팀에 합류할 수 있게 되어서 정말 기뻤어요.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기에 가족들의 걱정에 부모님을 설득시키고 홀로 비행기티켓을 예매하고선 지구 반바퀴를 돌아 도착한 곳은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이었어요.
25시간정도의 긴 여정끝에 드디어 프놈펜 국제공항에 도착해 선생님들과 만났어요.
추운 겨울의 시작이던 토론토와는 달리 공항에 나가자마자 습하고 더웠던 캄보디아의 날씨에 다시 한번 놀랐어요.
설렘반 걱정반으로 시작된 저의 캄보디아행, 그리고 덜컥 따라나섰던 저를 따뜻하게 반겨주셨던 대여치 치과 원장님들 정말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치과의료봉사..
정확히 캐나다 토론토와 12시간 시차가 있는 프놈펜에 도착한 첫날밤엔 시차적응이 안되어 2시간 정도 설잠을 자다 일어나 아침 일찍 헤브론 병원으로 향했어요. 병원에 도착했을때엔 이미 진료를 받기위해 아침부터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분주히 모여있었어요. 그렇게 많이 모여있던 환자들을 보고 이제 시작이구나 하는 설레임이 들었죠.
하지만 첫날은 잠도 제대로 못자고 처음 접하는 캄보디아의 습하고 더운 날씨에 들뜬마음도 잠시 금새 힘이 들었어요. 나는 너무 들떠서만 왔는데, 생각보다 의료봉사라는게 쉬운게 아니구나라는걸 느끼게 됐어요. 힘들려고 온건데 힘들어서 저도 모르게 언제끝나나 시계를 쳐다보고 있었던 제가 지금 생각하면 참 부끄러워요. 치과진료는 가까운 치과에서 Shadowing이라고해서 치과선생님 옆에서 몇주동안 지켜봤던 것 외엔, 어시스트엔 이렇다 할 경험도 없던 제가 옆에서 어시스트를 하려니 선생님들도 더 힘드셨을 것 같아요^^; 하지만 친절히 가르쳐주신 윤정아쌤 이경숙쌤 그리고 다른 선생님들도 너무 감사해요!
하지만 그렇게 정신없이 지나갔던 진료 첫날이 지나고 둘째날이 되니 이제야 조금 적응이 되나 싶더니, 마지막날 진료는 떠나기가 너무너무 아쉬웠어요.
짧았던 그 시간 사이에 저도 모르게 정이 많이 들었나봐요. 난생 처음으로 치과진료를 받으신다던 할머니, 치약과 칫솔을 받고선 너무나도 좋아서 연신 고마워하시던 환자들, 열심히 어시스트 해주시던 캄보디아 치대생들, 시간 짬날때 진료실밖으로 나가서 만난 아이들과 조그만 스낵을 건내주면 환하게 웃던 그 아이들의 모습들, 그리고 영어로 소통이 편하게 되진 않아서 손짓까지 섞어서 대화했던 기억들. 모두 제 머리속에 깊히 박혀서 잊혀지지 않을 것 같아요.
생각했던 것 보다 더 열악했던 의료 환경속에서 살던 캄보디아 사람들을 보며 해외 의료봉사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많이 느끼고 배웠던 것 같아요.
이번 봉사를 통해 그분들에게 의료혜택과 더불어 자신의 건강을 돌아볼 기회와 중요성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었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 날 캄보디아를 떠나는 비행기를 탑승하기 전 바라본 밤하늘의 별이 너무나도 빛나던 게 기억나요.
생생한 봉사현장을 이야기와 사진으로 통해서가 아닌 그 속에서 함께 누린 것에 대해 너무나 감사하고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Epilogue..
저에겐 너무나 특별했던 첫 해외 의료 봉사. 떠나기전 걱정은 어느새 사라져 버린 뒤 이번 캄보디아 봉사는 치과의사의 꿈을 품은 저에겐 너무나도 값진 선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제 진로에 더욱 더 확신을 갖고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 저의 시야도 넓혀준 값진 계기가 되었음은 물론, 저의 가치관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 다양하고 뜻 깊었던 이번 캄보디아에서의 경험들 하나하나가 저에게 더없이 소중한 추억과 밑거름이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훗날 치과 의사가 되어서도 짧지만 길었던 이번 캄보디아에서의 기억을 평생 안고 갈 것 같아요.
언젠가 책을 보다가, 꿈을 밀고 나가는 힘은 이성이 아니라 희망이며 두뇌가 아니라 심장이다라는 명언을 읽고선 깊이 감명받은 적이 있어요. 그렇듯 이 해외의료봉사의 기회가 저에겐 공부와 연구에서는 직접적으로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을 일깨워주고 따뜻함을 배울 수 있었던 값진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캄보디아에서의 여정을 마치고 캐나다로 돌아오고 나니, 짧았던 시간의 기억들이 계속 머리속에서 가시질 않고 허전한 기분도 들어요. 처음으로 경험하게 되었던 의료봉사라 그런지 여운이 길게 남을 것 같아요. 봉사하러 갔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제가 더 많이 가르침을 받고 온 건 확실한 것 같아요. 강한 ‘끌림’을 느끼게 해준 이번 계기를 통해, 앞으로 기회가 닿는다면 여러방면으로 꾸준히 의료봉사에 임할 생각이에요.
너무나도 편하고 따뜻하게 대해주셨던 대여치의 일곱분의 쌤들! 허윤희 선생님, 김경선 선생님, 윤정아 선생님, 이은숙 선생님, 신은섭 선생님, 이경숙 선생님 그리고 정유란 선생님,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다음에도 혹시 또 기회가 생긴다면 그땐 치대학생으로서, 혹은 치과의사로서 꼭 함께 하고 싶어요!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