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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계 ‘여장부’에서 장애인 ‘대모’로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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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민정 작성일06-05-24 02:01 조회3,80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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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02 호 (2001년 8월 25일) 종합




94년 장애복지센터
인수후 궂은일 도맡아

정신지체아들 합병증
많아 도움 절실

과거 여자치과계의 대모로 불렸다던 徐貞姬(서정희·68세)원장. 그녀를 만나기 위해 월요일 아침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사)한국발달장애복지센터를 방문했다.

2시간 남짓 달려와 ‘동산원’ 뒤뜰로 들어서니 뜰 가득 아침나절 빨아서 널어놓은 형형색색 수십 벌의 옷가지들이 기자를 먼저 반긴다. 복지센터 내에 있는 ‘동산원’은 101명의 1, 2급 정신지체장애아들이 생활하는 터전이다.

입구에 들어서니 徐 원장이 정겹게 기자를 맞이한다. 알록달록 평범한 면 티에, 편안해 보이는 검정 통바지 그리고 꽃무늬가 들어간 덧버선 차림의 徐 원장은 며칠 전 그녀의 치과의원에서 만났을 때와는 사뭇 다른 수더분한 여느 할머니와 같았다.

과거 대한여자치과여학사회를 사단법인 대한여자치과의사회로 승격시키고 수차례 회장을 역임하면서 여자치과의사들의 위상을 한층 높인 徐 원장. 치협의 감사도 지낼 만큼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던 徐 원장은 수 년전 홀연히 대외적인 활동을 접고, 치과계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그러한 그녀가 이제 지체장애인들을 위한 단체의 이사장이 되어 오랜만에 치의신보를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

94년 9월 사재를 털어 지금의 (사)한국발달장애복지센터를 인수한 徐 원장은 이사장 취임 이후 지금껏 장애시설의 운영을 도맡아 오고 있었다.

(사)한국발달장애복지센터는 대부분 집이 없는 101명의 1, 2급 정신지체장애아들이 먹고, 자고 생활하는 ‘동산원’과 유·초·중·고등부 150명의 정신지체장애아들 교육기관인 ‘인덕학교’, 종일, 오전, 오후로 나뉘어 정신지체아이들을 봐주는 ‘광주시 주간보호소’ 3개의 시설로 구성돼 있다.

대구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치고 서울에 와서 남의 집살이 가정교사로 일하면서 고학으로 서울치대를 졸업한 그녀는 자신이 어려웠던 시절이 생각나서인지 사회사업을 하는 것이 꿈이었다.

그러나 예순 즈음에 들어설 무렵 자신의 인생을 돌이켜보니 그동안 공부하고 일하고 아이들 키우느라고 그간 자신의 꿈을 망각하고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그때 마침 우연히 지금 이 시설을 인수할 기회가 생긴 것. 여고시절부터 해내고 싶은 꿈을 이루고 싶단 생각하나로 인수했다.

하지만 94년 그녀가 인수한 이 시설은 93년 모방송국의 ‘그것이 알고싶다’라는 르포 프로에서 운영상 비리문제로 보도가 된 적이 있고 당시 법정관리 중이던 시설. 徐 원장은 뒤늦게 그 사실을 알게됐지만 다시 돌릴 수도 없는 일이었다.

수도시설도 없고. 비가 오면 벽을 타고 여기 저기서 흘러내리는 물줄기, 화장실도 개량되지 않은데다, 열악하기 그지없는 그 시설에서 3년을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이곳에 와서는 자리에 앉아본 적이 없었다는 徐 원장. 폐허가 된 전쟁터 같던 이곳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는 것을 보고 한없이 기뻤다고 한다. 하지만 3년을 그렇게 일하고 나서 너무 무리한 탓에 혈압으로 쓰러져 1년을 쉬어야만 했다.

힘이 들 때마다 생각했다. “이곳에선 서정희가 아니다. 이곳에선 진짜 서정희는 죽었다”

명랑하고 당당해서 여장부 같단 소리도 많이 들었지만 이곳에선 “울보 이사장”이란 별명이 붙었을 정도로 눈물이 많아졌다. 그건 단지 일이 힘에 붙여서가 아니다.

“뿔뿔이 흩어져서 놀다가도 밥 때가 되면 어떻게 알았는지 칼같이 모여드는 아이들, 그 아이들 하나 하나를 볼 때마다 그 아이들이 너무 안타까워서 나도 모르게 눈물부터 흘러요.” 순간 서 원장의 눈시울이 붉어지는 듯 하더니 이내 눈물을 쏟아낸다.

그녀의 아이들에 대한 사랑은 각별하다. 이 시설의 김명호 사무국장은 “비록 후원금, 보조금 받아서 생활하긴 하지만 徐貞姬(서정희) 이사장님은 우리 아이들에게 남이 주는 음식 같은 건 절대 못 먹이게 하십니다. 연세가 많으신 데도 아이들 직접 씻기고 돌보는 일도 손수 하시고, 일주일에 대부분을 이곳에서 아이들과 함께 먹고 자고…”.

특히 정신지체아들은 일반 장애아들보다 돌보기가 더 힘들다. 정신지체아들인 경우 사실상 간질과 같은 합병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발작을 일으키며 쓰러질지 모르기 때문에 밤에도 수시로 들여다 봐야한다. 그래서 이곳만 오면 늘 초긴장 상태가 된다는 徐 원장. 식구들에게 누가 될까봐 어디가 아프단 소리도 제대로 못한다.

이러한 徐 원장은 대부분의 순수한 마음으로 봉사를 하는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처음에는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길 원치 않았다.

그러나 최근 치협에서 장애인 치과진료사업을 추진 중이란 소식을 접하던 차에 기자의 인터뷰 요청에 쾌히 응하게 된 것. 바람이 있어서였나 보다. 그녀는 치협차원에서 정신지체아들을 체계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곳을 마련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지금도 장애인 진료소가 여러 곳에서 운영이 되고 있으나 실제적으로 정신지체아들을 제대로 치료하려면 진료소에 마취과의사가 절실히 요구돼요. 진료시설과 마취과 시설만 잘 갖춰 있으면 여느 지방에서도 멀다 안하고 진료를 받으러 올 장애인들이 많을 것이에요.”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우리주변에는 음지에서 남모르게 봉사를 하고 있는 치과의사들이 많다. 그러나 이들이 혼자서 지속적으로 감당해 나가기란 여간 버거운 일이 아니다. 徐 원장은 그런 분들을 위해 주위 동료들의 지원과 더 나아가 협회차원의 지원이 뒷받침이 되기를 간절히 바랬다.

<강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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